2008.06.16.0750hrs - 망각(望覺)의 술자리.

휴가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고, 수많은 일이 있었긴 해도 일단 휴가라는 이름하의 두자의 즐거움을 이제 슬슬 끝마쳐야 할 때입니다. 여러가지 계획해놓고 생각하는건 헛된짓이군요. (군대 다녀온 형들이 다 그러더랍니다. 하하.)

물론 알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사회에서 뻐기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제 저도 현재 신분으로 다시 복귀하기까지 47여시간 정도 남았다는 것을 말입니다. 이거 인정해버리니 나름, 슬프군요. 그래서 그런지 밖에 나갔다가, 우연히 아는형도 만나고 동생녀석도 있길래 이야기 하면서 있다가 신촌에 싸고 좋은데를 알고 있다길래 그 형의 말을 믿고 신촌으로 바로 직행했습니다.

호박. 이라고 하는 조금 우스꽝스러운 제목이더군요. 그런데 네이버에서 치면 나온다는 말도 있고, 요즘 신촌 현대백화점 지하쪽 출구로 계속 나가서 기역자 식으로 가다가 좌회전 꺾으면 된다는군요. 뭐 일단 조금 쓰러질듯한 낡은 건물 지하1층에 있고 밤인데도 간판불을 켜지 않는 센스가 (!) 좀 놀랍기는 했습니다만. 일단 저녁이고 하니 그냥 갔습니다.



[그리고 냅다 크루저를 시켰지요. 다른거 다 필요없고 이게 얼마나 먹고 싶던지.]



일단 가격이 참 봐줄만 하더군요. 크루저 한병에 4000원 정도라.. 편의점에서 500원 더주는거라 생각하고 먹으니 잘도 넘어가더군요. 뭐 어차피 거기서 거기고, 오히려 9000원에 파는 bar 가 웬수지요. bar 는 아저씨들만 가는 곳이 아니니 가격 좀 깎아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뭐 일단 호박에서 가격부터가 참 맘에 들었습니다. 술도 거의 편의점가격에서 500원 정도 더 비싼것일 뿐이더군요.

... "이거 주류 브로커라도 있는거 아냐?"


라는 헛된 망상도 해봤습니다만 뭐 일단 Skip 하는 자세로 더 마셨죠.





[이제는 오랜친구가 된 I Pod Shuffle 2세대 녀석과 뱅 앤 올룹슨 A8. A8은 가격이 더 올라서 이제 중 고등학생의 구매를 차단하겠다고하는 야심찬 프리미엄 전략(?) 을 내세워 24만원이라는 고가품이 되셨단다.

... 이거 짱박아 놨다가 팔면 무조건 이득인데?]



그렇게 반쯤 마시면서 슬슬 얼굴이 벌개졌습니다. 이거, 가뜩이나 술도 못하는데 군대가서 술은 입에 대지도 않으니 간이 정화라도 된건지. 얼굴은 금새 벌개지더군요. 크루저먹고 이러니 뭐 말 다한셈입니다. 이래서 저는 깔루아밀크 체질이군요. 동대문 주류상가에서 깔루아 원액 7500원에 사기도 했었는데.

뭐, 이제 동대문 운동장은 유물발굴덕에 한번 뒤집어졌다라는 우스운 이야기로 삼천포가 샜지요. 동대문 이야기가 나와버려서 말입니다. 이런저런 두런두런 이야기도 하고 담배도 상큼 쌉싸름하게 메가쑈킹 화백님처럼 태워주고. (안그러면 좀 혼날것 같은 느낌?)

아참. 안주로 나온 독일식 소세지 볶음은 술 3병 이상 시켰다고 해서 1500원에 공급되는 파격적인 센스를 보여주더군요. 마린이 50원인데 10원으로 샀다는 느낌 정도? 그정도로 가격이 경쾌하기 그지없습니다.

원래 저때 크루저 2병과 벡스 블랙 , 호가든까지 시켜서 아무리 못해도 bar 기준으로 3만 9000원 정도가 나와야 정상인데. 안주까지 해서 2만원만 나오는 대 쾌거 (大 快鉅) 를 이루었습지요.





[싸게 먹는다고 소문내지마!]





[헐 이미 소문 다 났는데 우쩔까염?]




예비역 1년차에서 이제 2년차로 접어드는 우리의 W형과 이제 얼마 안있으면 저와 같은 처지가 되는 H녀석입니다. W형은 H녀석에게 술을 5번이나 사줬는데 아직도 어색하게 지낸다며 저에게 중매를 요청함과 동시에 쿵시렁거렸습니다. (그래서 저렇게 눈빛이 무섭구나!) 뭐 그러자 H녀석은 '2번밖에...' 라고 하는 대 센스를 발휘하여 바에서 큰소리나오게끔 (?) 하는 신공을 발휘했습니다. 어이쿠야.

아무튼 그렇게 웃고 즐기는덕에 이제는 W형과 H녀석은 이제 자주 연락하기로 약속하고, 저는 중매쟁이로써 그저 담배나 한대 더 달콤 쌉싸름 파워 오브 제네레이션 급으로 태워주다가 마저 크루저를 비웠습니다.

그러면서도 간간히 나오는 사회이야기와 동호회이야기. 그리고 사진이야기. 참 하고싶은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광우병이 어쨌거니, 게임이 어쨌거니 , 여긴 어두워서 촬영 잘 안된다니 하는걸 그냥 툭 눌러서 잘 찍어주니 W형이 말을 말더랍니다. (...) 사진 하루이틀 찍은거 아닌데 뭘~ 이라고 하면서 어두운 바에서까지도 노플래쉬 역관광을 시전했지요.



"어? 찍히네."

"거럼거럼~"

"퉤."

"... -_- 뭐여 그게."




분노의 침뱉기가 작렬하는 순간이었습니다.(응?)

아무튼 그렇게 웃고,떠들고, 즐기면서 그렇게 하루의 마지막을 보냈습니다. 망각이 희망이 되기를 바라며.





[하지만 그 어설픈 마음가짐은 곧 이 사진덕에 깨졌습니다. 바짝 웃어버렸습니다. 으헤헤헤.]




역시 신촌에는 사람 웃기게 해주는 뭐가 있습니다.

이 맛에 신촌오나 봅니다.

좋은곳도 알았으니.



"외로워도 술퍼도~ 나는 잘 먹어~
먹고 먹고 또 먹지 주정은 왜 부려~"





By.斑鳩 - Line Crows.

by 斑鳩 | 2008/06/16 08:11 | Realistic inside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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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Kura at 2008/06/16 09:46
마지막짤이 제대로네..
Commented by 斑鳩 at 2008/06/17 17:21
이래서 신촌이 좀 짱임.
Commented by 아이비스 at 2008/06/16 18:15
하앍! 크루저 블루베리다.../ㅅ/♥♥♥♥♥♥
나 대구에서 저거 맛 보고 헑떡거렸잖아.ㅋㅋ
Commented by 斑鳩 at 2008/06/17 17:21
헑떡헑떡 크루저먹고 우마우마 춤을 춰 봅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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