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06.0102hrs - 우리동네의 묘한, 고층 아파트의 위화감.




[ 어느새 우리 동네에도 신형 아파트가 하나 둘 씩 지어지고 있다. 사진은 2010년 11월 완공 예정인 XII 이수 와 바로 벽 너머 한개의 뒷집의 이상하리만치 엇갈린 풍경. ]


뭐랄까, 저렇게 어두운 밤에 대조적인 고층 아파트와 낮은 2층집을 보면 위화감부터 듭니다. 

하지만 신형 아파트가 지어지는건 꽤나 좋은 일입니다. 동네가 그만큼 삶의 질이 높아 질 수 있기에 지은 곳 이라는 지표도 어느정도 되니까요. [물론 그 이전에 충분한 시장조사를 하고 공사착수를 하겠지요.] , 하지만 저 이수 XII 는 20년 넘게 있었던, 몇년 전부터 폐건물의 부동산 싸움으로 인해 더러워졌던 마당을 모조리 싹 다 갈아엎고 지어버린 이수 XII 입니다.



딱 2개동. 그리고 1층부터 6층까지는 사당 SK 뷰 (비행접시 모양의.) 처럼 멀티플렉스 컨셉으로 지어놨습니다. 하지만 이수 XII 의 뒤로는 전부다 "4층 이하의 빌라나 단독주택" 만이 엄청나게 널려있는, 그야말로 가장 평범한 동네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 덕분에 10 몇층의 건물과 2층 3층짜리가 공존하는 위화감은 정말 그 어느동네보다도 상당합니다.

결정타로, 이제는 사라져가는 미인 술집촌들 (흔히 말하는 분홍색 분위기의 술집) 도 약 20여개정도나 아직도 이수 XII 의 뒤쪽에서 버티고 있습니다. 방배동 술집거리의 영향으로 8~90년도 때에는 성행했다가, 이제는 이수에 골든시네마 건물이 지어지고 동네의 분위기가 점점 공개형 번화가로 바뀌면서부터, 이제는 옛날의 분위기는 찾아볼래야 찾아 볼 수 없는 고층빌딩터가 늘어나고 있는 셈이죠. ( 물론 미인촌 덕에 건설을 반대했던 사람도 있지만요. )



안바뀌는건 없습니다. 좋든 싫든 무조건 바뀌는게 이 세상이죠.

하지만 이렇게 위화감이 들 정도라면, 저는 이 동네에 대한 애착이 큰건지. 아니면 바뀌지 않았으면~ 하는 미련을 갖고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사당동은 장사가 잘되는곳은 땅값도 비싼데 , 장사가 잘되는곳에서 150M 만 들어오면 금방 "보증금 500 , 월세 30 방 있음" 이라는 문구가 떡하니 붙어있는 격차가 상당한 동네니까요. (강남은 비싸고, 사당동은 조금 쌉니다. 역세권 50M 주변만 비싼거지.)



옛날이, 조금은 그리워졌습니다. 조금은 못살았긴 해도, 옛날의 그 낮았던 집들덕에 보았던 푸른 하늘과 맘껏 햇살 받으면서 뛰놀았던 시절이 문득 그리워지려고 합니다. 이것도 다 사회가 너무 빠르게 발전한 탓일까요. 아니면 이걸 보고 있는 제가 아직도 순응하지 못하거나 뱅뱅 도는걸까요.


가끔은 저렇게 매정하게 지어지는 고층 건물이 미워질때가 있습니다. 남의 조명권이나 다 가리고 말이야.. 자기네들만 좋은 햇살 받으면서 떵하니 잘 살면 되나.. 하지만 저기서 살고싶긴 하다... 라는 여러가지 불평불만과 망상으로요.

by 斑鳩 | 2010/07/06 01:13 | Diary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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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미르나르샤 at 2010/07/06 10:49
저희집 근처도 주상복합 아파트 하나 들어서면서 그 지역에 있던 판자촌들이 치워졌죠.... 삼거리 윗편으로 올라가면 아파트촌, 그 아래는 가난하고 오래된 주택촌...
산을 마구 깎아가며 아파트 세우는거 보면 참... 어딘가 모르게 씁쓸하긴 해요.
사진 분위기 파랑과 빨강의 차이 덕에 더 씁쓸한 느낌이 듭니다.
Commented by 斑鳩 at 2010/07/07 00:03
발전 되는건 좋은데..

거참. 이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은 뭐라고 해야할지...
Commented by 아이비스 at 2010/07/06 14:41
지금 우리 가족의 본거지인 대구 북구 침산동이 과거에 딱 '이수 자이가 들어서기 이전의 사당동 풍경'이었다고 하더라. 침산동도 시간이 흐르면서 고층 건설의 바람이 불어와 지금은 시민운동장 주변 대부분이 래미안, 푸르지오, 하늘채, 롯데캐슬 등의 고급 브랜드 집합체가 되었지.

대학 입학 직전 구청 아르바이트를 할 때 원정 나갔던 남구 봉덕동도 예전엔 효성타운, 대덕맨션 빼고는 눈에 띨 만한 아파트가 없는 아담한 주택촌이었는데, 하필 내가 갔을 땐 재개발지구 확정에 사람들은 떠나가 버려서 좀비촌에 간 기분이었고, 대학 재학 중 대구를 방문해서 봉덕동을 지나가니까 이미 신축 아파트가 우르르르 몰려있더군.

옛날의 아담한 도시 풍경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요즘의 고층 주거지 개발은 눈엣가시로 보일 수 밖에 없는 게 사실.
Commented by 斑鳩 at 2010/07/07 00:03
잘 살아보세 하면서 미친듯이 달려왔던 세월이었는데...

이제는 적응 못해서 이러는 것도 아니고.. 나도 언젠간 저런 아파트 들어가서 살아봐야되는데...
현실은 내가 지금 겪고 있고, 이상은 멀기만 하고.
Commented by 최예준 at 2010/07/08 15:45
빠른것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을 비웃기라도 하는듯한 고층건물들을 보면 가끔씩 멍해집니다.

왤까요.. 그냥 멍하니 보기만하는건데.
Commented by 斑鳩 at 2010/07/08 21:44
10년후에는 무슨 건그레이브 배경이라도 나올 심산인가. 싶었습니다.
Commented by J_KID at 2010/07/09 09:09
예전에 너랑 쿠니,나 셋이서 사당동 순례돌때가 생각나네.너무나 익숙한 풍경이라서 전혀 낯선 곳에서 내 유년시절의 추억을 떠올릴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쩝 -_-; 뭔가 씁쓸하기도 하고...
Commented by 斑鳩 at 2010/07/09 20:40
그만큼 세월의 딜레마와 나르시즘은 강력함.

아방가르드가 아닌 이상 조피디-친구여 꼴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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